한때 인터넷 사용자들의 필수 도구처럼 여겨졌던 토렌트. 하지만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예전만큼 토렌트를 사용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OTT 서비스의 폭발적인 성장입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웨이브, 티빙 등 수많은 플랫폼이 저렴한 가격으로 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고, 모바일 기기나 스마트 TV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굳이 번거롭게 토렌트를 사용할 이유가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드라마나 예능, 영화 같은 콘텐츠는 대부분 OTT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토렌트 사이트에서 파일을 찾아 다운로드하고 재생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하던 번거로운 과정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게 된 것이죠.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유독 한국에서 “토렌트”라는 단어가 불법과 거의 동의어처럼 인식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토렌트 기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오랫동안 불법 복제물의 유통 수단으로 주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들이 토렌트를 처음 접한 계기가 ‘불법 영화’나 ‘자막 달린 해외 드라마’였고, 이러한 기억들이 기술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토렌트는 기본적으로 P2P 파일 공유 프로토콜로, 특정 콘텐츠가 불법이냐 합법이냐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의도와 콘텐츠의 라이선스에 달린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토렌트라는 기술이 결코 죽었다고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활용하기에 따라 여전히 강력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개인 전용 서버에 Jellyfin 같은 미디어 서버를 구축하고, 토렌트를 함께 활용하면 매우 강력한 개인 콘텐츠 관리 시스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토렌트는 대용량 파일의 분산 다운로드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특정 오픈소스 자료나 합법적인 미디어 콘텐츠를 빠르게 받아서 자동으로 미디어 라이브러리에 등록하는 등의 자동화도 가능합니다.
토렌트는 단순한 다운로드 수단이 아니라, 콘텐츠의 자유로운 배포와 저장, 공유를 위한 하나의 훌륭한 기술입니다. 지금은 잠시 조용해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본질적인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뿐입니다.